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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Korea

축제!

Intersection 2016. 10. 9. 16:48

 

지난 10월 6일과 7일은 한국교통대학교 의왕캠퍼스에서 철마축제가 열렸습니다.

우리학교는 규모가 좀 작아서, 모든 과(6개. 자전도 참여했나..?)가 축제 주점에 참여하고 가아끔 동아리도 이벤트에 참여합니다.

충주쪽은 동아리와 과를 합쳐서 30개의 동아리, 과만 주점과 주막을 열 수 있다고 해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우린 그렇지 않아요.

 

아무튼 저는 동아리를 하는 입장이고 이번 축제는 동아리에 기회가 될 수 있어서 부스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축제 1주일 전까지 뭘 팔까 컨텐츠 결정이 나지 않음... 고등학교 축제와 대학 축제는 다르기도 하고, 전 3년 전 축제만 기억하는 상황이라 말입니다.

결국 간단하게 제조 가능한 칵테일 주점으로 결정. 예상대로라면 투자 대비 2배를 얻는 장사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홍보지를 칼라로 만들었습니다. 정작 학교에 있는 칼라 프린트가 고장나서 써먹지도 못하고 흑백 수정본으로 만들어서 뽑았지만.

 

재료는 탄산수와 레몬 시럽, 라즈베리 시럽, 컵, 빨대, 소주, 얼음, 보드카 등.

최대한 원가를 절감해보겠다고 인터넷에서 탄산수와 시럽, 컵, 빨대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화요일에도 배송이 하나도 되지 않던 상태. 축제는 목요일이라 적어도 수요일까진 와야 시음하고 레시피를 수정하거든요.

전화해보니 컵하고 빨대는 배송 지연이라고 하고, 시럽도 배송 지연이래. 탄산수는 오긴 옴.

 

 

주문하지도 않은 라임향 탄산수가 왔어요.

 

ㅡㅡ;;

 

아니 칵테일을 하려고 분명 아무 향도 안나는 기본 탄산수 주문했을텐데 라임향이 2박스나 오대. 나도 어이가 없어서 주문견적 확인해보니 확실히 배송 오류였음. 견적에는 라임향의 '라' 자도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따지고 싶었으나 내일 당장 축제라서 환불도 못하고.

컵이랑 빨대는 취소하려니까 이미 배송된 상태래서 바로 환불도 못하고, 그나마 시럽만 취소시키고 인덕원에 오프라인 매장이 있대서 총무가 목요일에 사러 간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이 때부터 여러가지로 꼬인 듯 싶습니다.

 

 

그리고 재료 중 하나인 보드카는 동아리 부원에게서 기증받은 것으로, 러시아산 프리미엄 보드카 허스키(Husky)입니다.

한국에서는 보드카 하면 앱솔루트 보드카를 제일 먼저 생각해서 그런가 허스키 보드카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걸 팔아야 하나 고민되긴 했는데 그냥 흔쾌히 수락해주니 우리도 콜!

 

그 외에도 우리가 번역한 책 번역본과 오미쿠지 박스도 준비하였습니다. 나머지는 당일에 구입하는 것으로 하고.

 

 

그리고 축제 당일.

학생회에서 제공한 천막을 치고, 책상과 의자는 동아리방에서 가져오고, 재료는 근처 마트에 가서 구입해온 것으로 준비했습니다.

참고로 이번에 부스 차린 동아리는 우리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부스를 깔아두고 영업을 개시했습니다.

 

그런데 손님이 생각처럼 많이 오진 않네욤. 처음에는 하루만에 준비한 물건 다 팔 수도 있곘다는 희망뽕에도 차있었습니다만 전혀 아니라는 것을 장사 개시 20분만에 알아챔. 원래 10시까지 장사하려고 했으나 사실상 9시까지 장사하고 우리 동아리 부스에 앉아있던 멤버들과 과 후배들과 깡소주 까고 술 파티나 했습니다.

어찌된게 부스에 있던 사람들이 다 우리과라 과 동아리인 줄 알았음...

 

그래도 그렇게 절망적이진 않았던 게, 다행히 우리 과 사람들이 많이 팔아줘서 첫 날은 손익분기점의 80%까지 달성은 함.

내일은 I.O.I도 온다고 하니까 외부에서 오는 고객들도 많으니 손해는 보지 않겠지요. 

 

 

 

... 라고 생각하던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비 옴.

목요일까지는 비 온다는 예보 없었는데. 심지어 제가 학교에 오던 3시까지도 비가 오지 않았거든요.

 

 

학생회 쪽에서는 비가 오는 상황인데 오늘도 진행할 것인가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상황적으로는 무리. 비도 오고 추운 상황인데 대체 누가 칵테일을 마시려고 할까 싶습니다.

일단 부를 수 있는 우리 동아리 멤버들은 불러보고 잠깐 이야기를 나눈 뒤 철수하기로 합니다.

 

 

엉엉

철수하고 동방 가서 비품들 좀 닦은 뒤 우리끼리 치킨 먹고 술 마시고 하고 우리의 축제는 끝났읍니다...

남은 재료들은 어떻게 처분할까 싶은데 당일 밤에 축제 끝낸 1학년 후배들이 우리처럼 동방에서 치킨 먹고 술 까고 하는 거 보니까 처분에는 그렇게 오래 걸릴 것 같진 않네요.

 


 

목요일 날 그럭저럭 수익은 올렸기에 금요일도 부스 열 수 있었으면 어느 정도 이익은 봤을텐데.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남음.

그래도 축제를 준비하는 내내 여러 일이 있었으나 같이 움직여준 우리 동아리 2학년들과, 각 과 주점에서 일이 있어도 가끔 찾아와서 도와주던 동아리 1학년 후배들, 이런 자리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준 학생회들. 모두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이 우리 동아리의 첫 축제니 이번 일은 시행착오로 생각하고 다음에 열릴 축제에서는 지금보다 더 잘 해봐야지요.

 

그럼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