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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두式을 기억하며 본문
트위터에서 눈팅을 하고 있다가 사당 모펀에서 부산 모펀으로 가는 방법이라며 이 사진이 퍼지고 있었다.
서울에도 교대역이 있고 부산에도 교대역이 있다는 걸 활용해 저렇게 잘라 붙여 놨더라고.
보자마자 딱 임두式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지금은 잊혀진 지 오래.
이 글은 그 임두식을 추억해보자는 측면에서 쓰는 글이다. 정작 나는 한 번도 그 사람과 대화를 해본 적은 없지만!
1.임두식 그는 누구인가?
2008년 쯤에 디시인사이트 철도 갤러리에서 활동하던 인물로 기록된다(추측형인 이유는 그렇게 들었기 때문임). 난 그 당시에는 철갤의 존재 자체를 몰랐으므로 직접 그 글을 보지 못한게 안타까울 뿐이다. 처음으로 그와 관련된 글을 본 건 세상의 모든 악을 품고 폭파한 아카식 레코드 찌질열전이라는 블로그였다. 글이 100개도 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중에서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는 건 그 만큼 임두식이 강렬했다는 증거겠지. 그는 고퀄리티의 노선도 조작 스킬을 보유했으며 그 특유의 문체는 감히 따라하기 힘들 정도이다.
2.노선도 조작
안타깝게도 그의 전설은 지금은 볼 수 없다. 디시인사이드가 개편되면서 링크가 날라갔는지, 본인이 글을 삭제했는지는 모르지만 글들이 다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래에 올려진 이미지들은 그나마 지금까지 남아있는 조각의 단편을 정리해 재구성하였다. 임두식 본인이 쓴 글과 그의 노선도 조작스킬을 따라한 사람들의 자료가 몇 섞여 있다.
임두식 레전드 첫 번째.
시작과 끝은 당고개와 오이도로 서울 4호선과 같지만 자세히 보면 당고개 다음이 주엽(서울 3호선)이고 3호선 노선도로 흘러가다가 뜬금없이 사당역이 나온다.
다시 3호선처럼 흘러가다 대청역 다음 역이 안산역으로 순식간에 워프했다. 띠용?
색깔도 6호선 비슷한 색깔임.여러가지를 잘 짬뽕시켜 놨다.
임두식 레전드 두 번째.
서울에도 있는 시청역과 부산에도 있는 시청역을 활용하여 서울에서 부산까지 지하철 환승 1번으로 이동하는 포탈을 만들어 내었다.
이 노선도라면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1시간도 걸리지 않고 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부산 3호선의 종합운동장역과 서울 2호선의 종합운동장역을 이었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임두식 레전드 세 번째.
서울에서 대전과 부산을 걸쳐 다시 서울로 올라오고(???) 시청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루트다. 깨알같이 서대전네거리역이 서서울네거리역으로 바뀌어 있다.그리고 강변역의 병기역명이 동부산터미널로 바뀌고 구의역 병기역명도 동래구청으로 벌써 현지화가 되어있더라.
이 사진에서는 그의 특유의 문체도 잘 나타나 있어 당시 사람들에게 얼마나 컬쳐쇼크를 줬는지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이건 임두식 본인이 썼는지 아닌지 불확실하다. 다만 노선도를 보면 임두式의 일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오류를 알아서 잘 찾아보자.
임두式형 노선도. 좀 더 복잡해졌다. 3호선과 6호선을 이리저리 조각내서 조합한 듯 하다.
3호선 신사역과 6호선 새절역의 환승이 백미.
그리고 임두式형 노선도의 끝판왕을 소개한다. 같은 이름 다른 지역의 역들을 모조리 붙여놓았다. 1호선만 2개야..
보이는 노선도로만 7개인가 싶은데 이런 노선도를 짠 것도 참 용하네.
3.문체
위의 사진에서도 나왔지만 읽는 사람이 오묘함을 느끼게 해주는 글 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법적 오류는 둘째 치고 간단한 정보마저도 오류투성이다. 좌측통행을 우측통행이라고 한다던가, 서울메트로 5호선이라고 한다던가, 중랑천이 범람하는데 그 이유가 가뭄 때문이라고 한다던가... 마치 "안녕하십시오? 이 글은 똥글인것갔습니다 감사해요."를 보는 느낌이다. 모르는 사람은 진짜로 믿겠다. 이 문체의 백미는 마무리인데 "이 때문에 ~에서는" 하고 글이 끝나버린다. 뭔가 말도 안되는 개소리를 써놓다가 본론으로 들어갈 차에 끊어버려 마치 중간에 똥이 끊긴 찜찜한 느낌을 준다.
4.정리
임두식은 그 짧은 기간동안 엄청난 임펙트를 주었고 그의 유산은 가끔씩 거론된다. 노선도 조작이 임두식만 했다고는 하진 않지만 조작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는 것은 모두가 수긍할 것이다. H2O는 산소라고 주창한 유럽연합이 아직도 인터넷 각지에서 이야기되듯 노선도 조작 사진이 나오면 그가 거론되어 "그런 사람도 있었구나" 하고 기억됐으면 싶다.
그러나 이 글을 쓴 결과로 티스토리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