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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26 경의중앙선 개통식 본문

철도/일반

14.12.26 경의중앙선 개통식

Intersection 2014. 12. 26. 21:24



1. 하루하루를 똥을 싸는 것처럼 낭비였던 나는 연말에 무슨 떡밥이 없나 유심히 찾아보고 있었다. 마침 연말에 경의선과 중앙선이 합쳐서 파이널퓨전 경의중앙선이 된다드라. 이런 떡밥을 놓칠소냐 하는 생각으로 개통식 날짜를 찾아봤는데 12월 26일이라고 한다. 어? 평일인데? 혹시나 싶은 마음으로 시간과 장소를 보니 2시 용산역. 최소한 1시에 출발을 해야 개통식에 맞출 수 있단 이야기. 다행히 연가를 쓰면 갈 수 있었고 마침 타이밍이 맞게도 연말에 1년치 연가가 들어왔다. 딱히 고민하지 않고 개통식에 참가할까 하다가 처음 가는 개통식인데 혼자 가기엔 심심해서 근처 철덕들에게 연락해보니 다 안간대. 당연히 기본옵션 동생들에게도 연락해봤으나 그날 일이 있다고 한다. 바쁜척하네요. 또한 그 날 개통식에 맞춰 오후 3시에 용산역, 청량리역, 서울역, 영등포역, 수원역, 천안역에서 개통기념 레일플러스 교통카드를 판매한다고 해서 통장 잔액을 확인하니 충분히 살 만큼 여유는 있었다.



2. 금요일 당일 연가를 낸 뒤 조퇴하고 신한은행에 가보는데 잔액이 33000원 남아있더라. 뭐지 미친... 하는 생각으로 일단 3만원만 빼고 거래내역을 조회해보니 마침 월말이라 통신사 형님들이 다녀가셨나보다. 짜증난다. 지갑은 비어있었고 있는 돈은 3만원. 월급날은 다음주인데 벌써 돈이 다 떨어졌다니... 하필이면 설상가상으로 자전거 수리하느라 또 돈이 나갔다. 창조경제라는 개념을 들은 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일침이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자전거를 고치고 집에 들어오니 1시였고 송내역에 도착하니 1시 25분이다. 2시까지 못맞추는걸 직감하고 터덜터덜 완행열차를 탔다. 카톡을 보니 기본옵션에게 연락이 왔더라. 자기는 서울역에서 기념카드 사려고 대기한단다. 그냥 용산역으로 오라고 했음. 심심해서. 밥먹을거냐 되묻는데 배가 고프지 않았던 것은 둘째치고 돈이 없는데 뭘 먹냐, 하면서 트위터와 카카오톡을 하는 동안 양주행 열차는 용산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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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은 개통식 장소라 그런지 벌써 경의중앙선으로 패치를 해놨다.


3. 기름냄새가 풍기는 용산역 플랫폼에 내리고 올라가는데 국기에 대한 경례 사운드가 들리더라. 다행히 많이 늦지 않았다는 생각에 교통카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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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잔액이 277원밖에 없다. 카드 살 돈도 부족한데 또 교통비 충전해야 한다는 사실에 더 짜증났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어리둥절, 그리고 의자에 앉으신 분들의 대다수가 노인분들이라 원래 개통식은 이런 장소인지 내가 올만한 자리가 아니였구나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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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Country For Old Men,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지만 노인을 위한 자리는 있습니다.


각계각층의 정치인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는데 코레일사장 최연혜씨와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씨, 경기도지사 남경필씨만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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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중앙선의 개통 의의를 말하는 최연혜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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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목소리가 좋았던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처음에 목소리 듣고 다른 사람이 대신 말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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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참석하신 관계자 분들과 시민들.


안쪽으로 들어가는 건 안되는 줄 알고 빨간 선 근처에서 서성대다가 개통식 진행 관계자께서 개통식 보러 오신거냐고 물으셨다. 그렇다고 답하자 세시까지 있을거면 안쪽으로 들어오라고 해주어 안쪽으로 들어온 뒤 안내장과 상품 교환권을 받았다. 안내장 내용은 경의중앙선 홍보였고 교환권은 행사가 끝나면 기념품이나 가져가라고 주는가보다. 인터넷에서 말 들어보니 보통 개통식 기념품은 수건이라고 해서 수건을 예상했는데 역시나 수건이였다. 그래도 두 장이나 주니 조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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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년도가 90년이라는데 참으로 길었습니다.



4.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지' 라는 말이 있듯 일반인인 나는 개통식 그 자체보단 개통식으로 얻는 떡이 더 중요했다. 문산에서 용문까지 가는 경의중앙선은 내가 사는 지역과 별 관계 없는 이야기였고 일산쪽으로 갈 때 급행버스를 타고 가지, 용산에서 경의선으로 갈아타 가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전거를 탈 땐 유용하게 이용하려나. 30분 쯤 옵션동생과 합류하고 개통기념 교통카드를 사려고 멀쩍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40분에 커팅식을 하는 순간 어디선가 사람들이 몰려와서 '이쪽으로 오면 안됩니다.' 라고 하는 보안요원을 여행센터에 볼 일이 있다고 뚫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니 장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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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 커팅식을 마치고 폭죽이 터지자 몇몇 철덕들이 달려갔다. 커팅식 직후에 시승행사가 있었는데 보안요원들이 커팅식 전에 저기에 못들어가게 막고 있던 것이였다.


폭죽이 터지자마자 진입통제가 풀릴거라 생각하고 있었을까, 저글링 러쉬하듯 몇몇이 몰아드는데 보안요원은 행사도 끝나서 막기도 애매하고 포기한 채 무전기에다가 "이제 통제 풀어도 되는겁니까?" 라고 말하더라. 그래도 그 사람들은 정확했다. 커팅식이 끝나자마자 통제가 해제될 것을 눈치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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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가 꽤 앞쪽에 있었는데 살짝 억울했지 말입니다.


당시 시각 2시 45분 무렵이였는데 순식간에 줄이 들어서고 어림짐작해도 30명이 되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 줄은 3시가 되면 더 많아지겠지. 기다리면서 할 일도 없기에 트위터나 보고 있었는데 각 역당 A세트(교통카드 4개 패키지, 25000원)는 20개만 배부되고 B세트(교통카드 단품)는 각 역에 따라 다르다는데 용산역에는 50개만 배부되었단다. 그리고 단품은 900장 한정. 그래도 1인당 2개니까 나까지는 A세트와 B세트 살 수 있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3시가 되는 순간 앞에 있던 3명이 입장하고 그들은 모두 다 A세트(비쌈, 레어템) 만 2개씩 들고 나가는 것이였다... 앞에 선 사람들 수를 세니 저 사람들이 모두 다 A세트만 2개씩 산다면 내 차례까지 못산다는 사실에 제애그룹 노동수용소에 떨어진 카이지처럼 절망(+빡침)하였으나 판매쪽에서 불공평하다고 느꼈는지 그 다음부터 나오는 사람들은 A세트 1개씩만 들고 나오더라. 




요시!


 그 배려 덕분에 나는 A세트와 B세트를 하나씩 살 수 있었고 내 뒤에 약주하신 할아버지(줄을 설 때부터 계속 자기 앞줄에 누군가 다가가면 뒤에 가라고 X끼야!, 그리고 여행센터로 들어가면 저X끼는 뭔데 들어가? 하면서 꽤나 예민하셨습니다.)도 하나씩 사시고 그 다음 3인으로 이동한 옵션동생 로쿠분기도 무사히 막타로 A세트를 구했다. 최후의 3인... 판매쪽이 A세트 다 팔렸다고 하니까 뒤에 줄 선 사람들 표정이 달라지고 하나둘씩 이탈하는게 눈에 보였다...


당시 시각 3시 8분. 판매가 시작된지 8분만에 벌어진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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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구하고 싶어했던 A세트. 전국에 120세트밖에 없다.



6. 구하고 싶은 것도 다 구했고 할일도 없던 우리는 용산역 3층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으로 이동. 상호명을 까먹었다. 돈이 없어서 모주나 한 잔 시키고 마셨는데 달짝지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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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왕에 왔으니 사진은 찍어야지요.



그 뒤로 7층에 가서 용산펀잇에서 펌프 한 판 하고 건담베이스에서 가서 건담 조립하는거 구경하다가 사촌동생님께서 서코간다고 광주에서 올라왔기에 픽업이나 하러 다시 돌아갑니다.



7. 경의중앙선 개통은 지금 나한테 쓸모는 없더라도 상당히 의의가 있는 직결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북한 정권이 무너지고 통일이 되면 그 중심인 평양을 향하는 철도가 경의선인데 중요하지. 지금 경부선이 수도 서울과 제2의 도시 부산을 연결해주는 역할로 KTX가 난리를 치고 화물도 난리를 치는데 평양을 걸쳐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멀리는 유럽까지 갈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경의선은 더 중요하게 된다. 


물론 그 외에도 지금 수도권 전철 시스템으로는 용산쪽 구간을 이어주는 역할로 여러 지하철 노선의 우회노선이 되어 혼잡률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경인선의 대체제인 7호선 연장은 우회에 수요창출로 둘 다 터져나갔지만 경의-중앙 구간은 평소에도 열심히 터져나가는 2호선과 5호선이 열심히 수송하고 있으니 살짝... 기대를 해도 되려나 이거? 뭔 말인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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