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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게임

슈타인즈 게이트 제로 [Steins;Gate 0]

Intersection 2016. 7. 6. 23:39



개인적으로 슈타인즈 게이트 시리즈에 높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슈타인즈 게이트 본편의 후속작인 제로가 한글판으로 발매되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바로 구매하여 플레이를 하였습니다.

총 플레이타임은 16시간 20분, 수업시간 뒤 개인시간에 계속해서 해도 약 사흘정도 걸리더군요.

슈타인즈 게이트 시리즈가 아니였으면 게임을 바로 사서 빠르게 플레이 할 이유는 없었을거에요.


간단하게 리뷰합니다.

재밌어요. 슈타게 본편의 단점이던 초반부가 지루하다는 단점을 보완했습니다. 근데 결말은 똥 싸다 만 느낌입니다.

원작의 기승전결이 승 부분에서 갑자기 분위기가 고조되더니 트루엔드로 깔끔한 결말을 맞이했다면, 제로의 기승전결은 기에서부터 분위기가 고조되고 승,전까지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유지되다가 결에서 살짝 아쉽게 마무리됩니다.

슈타인즈 게이트 제로의 세계선은 베타 세계선이고, 전체적 스토리는 베타 세계선에 남은 오카베가 다시 크리스를 구하기 위해, 슈타인즈 게이트의 세계선으로 들어가기 위한 과정입니다. 그러니 최종적인 결말은 본편의 '경계면상의 슈타인즈게이트' 인 것이고 이미 본편을 마친 저는 결국은 오카베가 무엇을 할 것이다, 아는 상황에서 하였기에 결말은 좀 시시했죠. 차라리 시작부에서 포기하는 부분이 나왔다면, 마무리는 다시 본편의 마무리를 불러오는 것이 어땠을까 합니다.


제로는 선택지에 따라 두 루트가 갈립니다.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본 루트, 그리고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으나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이면 루트. 솔직히 전 본편보단 이면이 더 재밌었어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건 싫진 않거든요. 선형구속의 페노그램 느낌이 난다 해야 하나. 그리고 제로의 떡밥 중 하나인 카가리와 아마데우스가 여기서 정리가 되고요. 결정적으로 이면 루트에서 D라인을 보내지 않으면 제로의 트루 엔딩을 보지 못합니다.


본 루트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소설의 흐름에 따라 이어집니다. 내용 구성은 괜찮아요. 중간중간 소설과 다른 부분도 있고 중반부는 꽤나 재밌었으니까요. 다만 베타 세계선의 뒷 이야기가 좀 더 빨리 게임으로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슈타인즈 게이트 본편이 발매된 건 2009년 가을이고 제로가 발매된 건 2015년 겨울입니다. 6년의 갭이 있는데 이 사이에 분석할만한 내용들은 거의 나오고, 스핀오프나 다른 세계선의 이야기들도 나왔죠. 만일 제로가 6년 뒤가 아닌 2, 3년 뒤에 나왔으면 '헉헉구성보소 ㄷㄷㄷ 그래서 슈타인즈 게이트의 세계선에 진입했구나' 하고 새로운 발견에 놀랐겠지만 지금은 6년 뒤에요. 어쩔 수 없이 내용을 알게 됐네요...


근데 트루엔딩에 나오는 카가리는 뭡니까? 죽은 거 아님? 제가 보기엔 제로에서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부분이 2개정도 있는데 이 또한 본편에 비해 아쉬운 점이네요.


아무튼, 게임 자체는 좋습니다. 스즈하가 언급하면 미래의 3차 세계대전 상황도 묘사하여 주인공의 심리묘사도 표현했다는 것에 왜 그렇게 스즈하가 타임머신 타라고 했는가 납득이 갑니다. 개인적으로 슈타게의 후속작은 슈타인즈 게이트의 세계선, 크리스를 구하고 난 뒤의 시간대와 로보틱스 노츠의 시간대 사이에 벌어지는 일로 구성되는 스토리를 원했습니다만... 뭐 그건 극장판으로 나왔다고 해도 역시 스토리를 잘 전달하는 것은 게임이니까요. 그래서 제로는 후속작이 아닌 팬디스크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횡설수설은 여기서 마칩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세계선의 선택이겠지요.

엘. 프사이. 콩가리...



ps. 아 지금 생각난건데 그림체 바뀐건 별로 맘에 안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