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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샤

부천 상동 카미야(kamiya).

Intersection 2018. 1. 15. 19:49


부천 상동역 주변에 있는 카미야라는 일본 가정식 음식점입니다.


저는 카레나 돈카츠, 라멘 등 일식집을 갈 때는 입장할 때 가게 분위기를 보고 맛을 어림짐작하고 있는데요. 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종업원이 손님을 보면 이랏샤이마세! 하고 + 모든 직원이(주방에 있는 직원까지도) 이랏샤이마세 합창하는가

2. 한국어와 일본어의 혼재. 메뉴판을 보면 일본어 같으면서도 실제론 그냥 번역기 돌렸을 뿐인 메뉴판과 주문을 할 때 ~테이블 라멘하나 가라아게 둘 오네가이시마스~를 하는 것. 어설프게 쓰느니 차라리 안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3. 피규어로 인테리어를 하는가? 특히 원피스.


왜냐면 셋 다 괜히 일본풍을 내기 위해 일부러 하는 것 같다고 너무 강하게 느껴지거든요. 예를 들어, 중국집이나 베트남 쌀국수집에서 你好. 나 Xin chào. 하면서 맞이하진 않습니다. 하는 곳도 있겠지만 ‎다른 국적의 음식점에 비하면 일본 음식점은 그 정도가 너무 많아요. 

오히려 1,2,3에서 벗어날수록 음식을 맛있게 하는 가게가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모르는 가게에 처음 들어갔는데 1,2,3이 모두 해당되면 맛에 대해 기대를 내려놓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이랏샤이마세 하니까 생각난 게 있네요. 작년에 알바를 했던 가게도 테이블 담당이 '~번 테이블 손님 ~명 입장하십니다.' 하면서 무전 날리면 주방에 있던 멤버들이 "이랏샤이마세!!!!" 크게 말하던 곳이였습니다. 설거지 하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그거까지 왜 해 하는 마음으로 전 안했습니다만.

나중에 제 사수에게 '일본은 왜 가게에 손님이 들어오면 모두가 이랏샤이마세 하나요?' 물어봤더니 돌아온 답변은 '글쎄; 그냥 고객을 대하는 마음이 아닐까?' 라는 답변을 들은 적이 있음.  


그래서 여기는 위의 기준에 해당되냐구요? ㄴㄴ



위치는 상동역에서 도보로 5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역에서의 접근성은 좋지만, 매우 애매하게 빌딩 사이 구석에 있습니다. 

제가 이 지역에만 16년 째 거주하고 있는데 이쪽 길은 사람들이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거의 가지 않아요. 

저도 우연히 지나치다가 몇 번 봤는데 첫 인상은 '장사는 하나?' 였습니다.


참고 :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입니다.



가게 내부는 2인용 테이블이 약 7~8개정도만 있는 아담한 크기입니다. 



라멘, 텐동 등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텐동을 주문했습니다.

오늘따라 텐동이 먹고 싶었는데 원래 가던 서울대입구의 요츠야텐동은 오늘 쉬는 날이라서 평소에 눈여겨보던 여기로 오게 된 것입니다.



사이드로 나오는 김치, 단무지, 샐러드. 양배추의 질이 좋습니다. 

위에 뿌려진 소스는 무슨 소스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잘 어울리네요.



주문 후 약 15분 뒤 메인으로 나온 텐동. 처음에는 '15000원이나 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만 보니까 '음 그럴 만 하네.' 로 상태 전환.



장어튀김, 새우튀김 2마리, 양파튀김 2개, 버섯튀김 2개, 단호박튀김 2개가 들어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장어튀김은 원래 제가 장어를 잘 안먹거든요. 그런데 끝까지 다 먹었다는 것에 맛에 의의를 표합니다.

새우튀김은 중지손가락보다 더 긴 크기에 통통하게 올라온 살, 그리고 깔끔한 기름에 튀겨서 군더더기 없는 맛이였습니다. 



처음에는 오징어튀김으로 생각하고 먹었는데 '설렜습니까? 양파였습니다!' 하는 느낌은 음...

근데 생각 외로 맛있네요. 튀기니까 양파의 매운 맛은 없고 바삭바삭한 식감만 남아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솔직히 부천에 먹을만한 일식집 별로 없거든요. 그런데 우연히 이런 곳을 발견하게 되니 좋네요. 앞으로 종종 와서 다른 메뉴도 먹어야겠어요. 이제 텐동 먹으러 서울까지 안 가도 된다!